본문 바로가기
개발자의 인생

국제 표준 문서 저자가 되다

by 진기씨 2025. 4. 3.
반응형

덴마크의 날씨 좋은 날 재즈 페스티벌 현장


지난 주 나에게 아주 특별한 이력이 생겼다.

 

국제 표준 문서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아래 링크 참조)

 

RTCM Standard 13900.0, Maritime Messaging Service Architecture and Protocol

 

개발자 치고도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표준화 작업의 초기부터 현재까지 근 4~5년 정도 참여해왔다.

 

표준화 하려는 기술은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구성을 갖고 있어 본격적인 표준화 작업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었다.

 

초반에 얼떨결에 내가 MCC MMS 워킹그룹의 리더를 맡게 되었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이고 내가 지극히 관심을 갖는 분야도 아니였기에 고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내가 했던 기여는 리포지토리를 만들고 문서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정도가 전부였다.

 

고생을 했던 부분은 아래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었다.

- 전반적으로 어떤 기능들이 있어야 하나

- 그 기능을 지원하려면 시스템적으로 어떤 동작이 되어야 하나

- 시스템 동작을 위해선 구체적인 유즈케이스가 있어야 한다

- 유즈케이스를 만들려면 전반적인 기능들이 다 정의되어야 한다 (처음으로 도돌이)

 

이제 와서 되돌아 보면 요구사항만 드립다 던져놓고

이 기술이 어떤 수준에서 어떤 것을 보장해줘야 하는지를 정의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의 이유였다.

 

 

다행히 현 워킹그룹의 리더가 그 자리를 대체하신 후 논의의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정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니 조금 더 기술적으로 문제를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코펜하겐 대학의 교수가 프로토콜의 보장에 대한 이론과 문서화를 리드했고,

 

덴마크 모 기업의 CTO는 유즈케이스 및 VDES와의 호환성에 대한 부분을 기여했고,

 

우리 사의 소프트웨어 아키텍터는 MMS 표준의 구현 및 검증이라는 큰 부분을 담당했다.

 

비록 나는 문서화와 구현에 참여하는 정도였지만 이렇게 세상에 없던 프로토콜의 체계가 잡혀가는 것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위대한 경험이었다.

 

훌륭한 사람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협업하고 자원봉사(?)를 한 결과였다.

 

이 경험을 통해 서양인들이 동양인들과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서양 쪽은 좀 더 이론적이고 제약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 동양 쪽은 실용적이고 활용에 대한 고민이 많달까?

 

머리가 더 좋으면 명확하게 서술할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그 경지에 닿지 못했다.

 

 

이렇게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자신의 열정과 시간을 쏟아 세상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이 대단하고,

그 자리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앞으로 나는 이 기술이 실환경에 적용되는 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 같다.

 

내가 국제 표준 저자 중 하나라니... 참 감사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