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다 보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이고 현 시점 나의 고민이다.
이번 글은 시원한 해결 방안 보다는 이 고민과의 처절한 싸움에 대해 쓰고 싶다.
나는 새로운 것으로의 (소소한) 도전을 즐기고 호기심이 많기에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일을 해왔다.
심지어 분야도 가상/증강현실, 사이버보안, 웹 프로그래밍,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등 종잡을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회의에서 각자 자기를 소개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엔지니어들 대부분은 '무슨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칭하였다. (실제 그 정도의 경력과 실력을 갖춘 존경스러운 전문가들이었음)
당황한 나는 짱돌을 굴려 그저 하고 있는 일들을 나열하고 턴을 종료했었는데 그 순간부터 너무나 큰 질문이 내 머리를 짓눌렀다.
'진짜 나의 날카로운 전문성은 무엇일까?'
실력을 떠나 자기 자신의 전문성조차 헤매이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여 한동안 슬럼프에 허우적 거렸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한 번은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에게 비겁하게 이 질문을 던지며 해당 업무를 회피했던 적도 있다.
그럼 현 시점에서 저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느냐 하면 사실 가지고 있다. (반전)
날카로운 전문성은 내가 하고 있는 고민 중에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문제에서
고민의 과정과 결과가 다른 이들에게 파급력이 있고
오랜 기간 앞서 던진 수많은 질문들을 통해 예리하게 다듬어진 질문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앞 글에 언급한 주니어 개발자의 업무 일지 작성은 내가 수행한 업무의 기록을 관찰함으로써 나를 객관화하는 접근법이라면,
시니어 개발자는 자신이 해 온 업무들을 통해 겪은 수많은 문제들 중에서 한 두 가지를 선택하여 진득하게 고민함으로써 내면으로부터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는 접근법을 택한다.
시니어로써 기술적인 능력, 프로젝트 관리,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트렌드 파악 모두 중요하고 각 분야의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니어의 날카로움은 그 고민의 깊이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그 고민의 분야가 어느 분야인가에 따라 자신이 '이 분야 전문가'라고 자칭할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 나의 날카로운 고민을 이 곳에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깨달았는데 나는 이 주제로 작성된 다른 글에서 언급되었던 '나에 대한 피드백'을 동료들로부터 받아본 적이 없다.
솔직히 나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매우 궁금하기도 하다.
내가 파악하는 나의 장단점이 그들의 경험과 같은지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한 번 시도해보고 여기에 기록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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