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SMM에 참석했다.
스타트업 부스에서 우리 솔루션을 전시하기 위한 참석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박람회의 스케일과 대조적으로 우리의 부스는 매우 작았다.
그래서 더 진중하고 무거운 마음과 반면에 신입으로써의 홀가분한 마음을 모두 갖고 박람회를 둘러 보았다.
우리가 전시를 진행했던 B6는 Electrical equipment, automation, software, IT 분야 업체들이 참석했는데,
그 홀 하나의 규모만해도 웬만한 박람회 전체 규모 이상이었다.
다른 관에 가보니 나라별로 전시를 하기도 했다. 한국, 덴마크, 영국, 중국, 핀란드 등의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전시관마다 나라 고유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그 나라로 순간이동한 느낌까지 들었다.
해사 업계가 이렇게 돈이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거대한 기업들이 많았고 부스 디자인, 재질, 팜플렛, 홍보 영상 등등 흠잡을 것 없이 디테일이 훌륭한 부스들이 많았다.
분야도 너무 세세하고 다양해서 선박에 이런 것만 팔고도 평생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다는 현실에 충격을 먹기도 했다.
우리의 조그만 팀은 이 박람회 참석을 위해 몇 주간 밤을 지새우며 노력해서 여기 왔건만,
다른 대규모 부스의 유러피안들은 낮부터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파티 분위기에서 네트워킹을 하고 있었다.
더 절박한 회사들은 곳곳의 입구에서 팜플렛을 돌리며 자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박람회 참여라는 것의 관점이 사뭇 다른 것이 느껴졌다.
우리는 뭔가 엄청난 기술을 만들어서 짠! 하고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면,
유럽 회사들은 엄청난 파티를 만들고 네트워킹을 해서 계약을 끌어내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았다.
우리가 부스에서 받았던 질문은 기존 계약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제품 단가가 얼마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기술에만 갇혀 있었던 나의 시야가 새로운 방향으로 트이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에 해사 업계가 얼마나 보수적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예: 부자 아저씨)들이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지도 않았으며 가지고 싶어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해사 업계의 세대 교체를 위해, 그리고 안전을 위해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제안하기 위해,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원하는 요구사항을 멋지게 충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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