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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일상11

좋은 대화의 기회 오늘은 옛 동료였던 친구의 방문이 있어 아침부터 설레였다. 그녀는 현명하게도 돌아다니는 것 대신 대화를 선택했고 덕분에 우리는 카페에서 오랜 시간 밀린 수다를 떨었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는 사뭇 나의 소박한 인생 이야기와 궤를 같이 했으나 규모가 훨씬 크고 다이나믹했다. 마치 내가 살아보지 못했지만 살아봤으면 어땠을까 하고 꿈꿔본 삶이었다. 그 이야기에는 다수의 등장인물이 있었고 실력자들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데인 것도 많았고 도움을 받은 것도 많았다. 나의 이야기에는 소수의 등장인물이 있었고 비교적 안온하고 다소 비관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말을 하면서도 내가 참 덴마크화 잘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나의 성장에 대한 갈구나 호기심 천국 성향이 비슷해서 공감되는 점들이 많았.. 2024. 11. 17.
덴마크의 늦가을 1년 중 덴마크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기간을 꼽으라면 단연 10월 중순~11월 말이다. (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가 2등)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데다가 써머타임 종료로 인한 시차까지 겹쳐 일상 생활이 아주 고되다. 그로 인해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글을 작성하는데까지의 기간이 매우 길어졌다. 이 기간의 컨디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선 밤에 잠이 그렇게 잘 오고 아침에는 눈을 뜨기가 힘들어진다. 우중충한 하늘엔 하루종일 구름이 잔뜩 끼어 지금이 당최 아침인지 저녁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아주 깜깜한 경우 일반적으로 조명을 키면 잘 보이는데 또 희미한 일조량이 있어 조명의 효과를 상쇄시킨다. 불을 키나 안 키나 별반 차이가 없어진다. 몸에 힘도 쭉 빠지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현상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2024. 11. 7.
대화의 유익함 중년의 대화는 다채롭다. 어린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노인에게도 쉽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어린 친구들의 덴마크 학교 생활, 젊은 친구들의 영화 같은 여러 외국 방문기, 태권도 시범 수업에 참가했다가 기합소리에 놀라 대성통곡한 딸 이야기, 다 성장한 자녀의 트위터에 몰래 접속하며 자녀의 두 번째 자아를 응원하는 부모의 이야기, 인생의 선후배들이 걸어온 길을 귀 동냥 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다.  오늘은 두 사람과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었다. 아름다운 대화에는 공감하는 미소,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웃음,안타까운 마음에 잡혀버린 미간 주름,목까지 넘어 왔다가 삼켜버린 질문이 오간다. 경청도 어엿한 기술이기에 관심없이 잠자코 있기만 하면 상대가 알아차리기 십상이다. 긴장하며 내용을 듣고 모르는 부분은 물어봐야 한다.. 2024. 10. 9.
노년과 죽음의 발걸음 "나는 언젠가 늙는다. 그리고 나는 언젠가 죽는다." 요즘 두 번 세 번 되새기는 말. 청춘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과 다가올 노년을 잘 대비해야겠다는 위기감이 다가온다. 노년의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는 누구도 채점하진 않지만 누구라도 들여다 보는 성적표와 같더라. 그렇게 잘 가꿨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사고로 깨질 수 있는 유약한 행복이기도 하더라. 미래를 유념하고 대비하되 현재를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잊지 말자. 2024. 8. 4.
첫 글 이 첫 글을 쓰기까지 수많은 주저함과 나의 건달풍과 백만가지 핑계를 뚫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드디어 첫 글을 쓰고 있다! 스페이스 공감에서 본 수민이라는 아티스트의 인터뷰가 나를 움직였다. "왜냐하면 저희 같은 사람들은, 대중을 대상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책임감이 뒤따른다고 생각하거든요.곡 작업을 하는 시간이 그로 인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에요.저는 이런 신중을 가하려고 하는 저의 모습이 너무 좋고,그렇게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다면 저는 이제는 그걸로 만족하는 것 같아요."  글, 노래, 프로그램 코드를 넘어 창작자로써 귀감이 되고 너무 아름다운 태도다. 나도 개발자로써의 나의 모습이 너무 좋고, 더 좋은 코드와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다. 그런 나의.. 2024.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