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오랫만에 글을 남긴다.
그동안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느라, 한국 짐 정리하느라, 아이들 돌보느라, 온갖 핑계로 글을 작성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제 며칠 뒤면 한국에 온지 만 세 달이 된다.
많은 변화를 거치며 내 자신을 새로이 다듬는 과정이 있었다.
오늘은 그동안 한국살이, 사회 생활 하면서 내가 변화된 점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덴마크에서 내가 맺어왔던 좁디 좁은 인간관계에서는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거나 입장을 취할 때
웬만해서는 그것이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거나
상대방이 그것을 곡해하기 위한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반면 한국에서 맺게 된 사람들은 같은 말을 해도 반응이 매우 다른 것을 느꼈다.
몇 사람은 자기의 눈에 씌인 부정적 프레임으로 나의 말을 오해하곤 했다.
그 전날 웃으며 잘 얘기 하다가도 다음 날이 되면 갑자기 싸늘해지곤 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을 뒤에서 조종해 나에 대한 흠을 잡으려고도 했다.
이런 관계들 가운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도 그 상황에 대한 답은 없다. 하지만 모두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나의 기준은 많이 흐려졌다.
그럼에도 개개인이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환경에 대한 의식 약화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이, 모든 물건이 비싼 덴마크에서는 잘 버리지 않고 굉장히 아꼈는데,
한국은 동일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보니 물건에 대해 소중한 마음이 많이 약해졌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것이 개개인의 선택이 아닌 시스템화 되어 있다.
정성들여 하던 재활용도 이젠 좀 시들해졌다.
생각보다 재활용 가능한 품목의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전히 쓸모없는 물건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지만, 그럼에도 절대적으로 구매가 늘어나긴 했다.
일에 대한 태도 변화
덴마크는 일보다는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가 주류였는데,
한국은 그 반대가 주류라는 것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일을 위해선 내 삶이 침범당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빠른 계약을 위해 나를 대신하여 서명을 한다든가,
동료가 동의없이 나의 컴퓨터를 사용하여 무언가를 한다든가,
업무 외 시간에 업무 요청이 갑자기 들어온다든가, 등등.
나도 일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침해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 느낌은 굉장히 비참했다.
그래서 조금 더 일과 나의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한달까?
일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노력과 일을 기간 안에 마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산다.
그 와중에 나를 살펴보는 시간을 종종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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