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건만,
그래도 사람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대화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보니 대화의 기술이 여물었다.
어떤 어휘를 쓰는지 그 수준을 알면 상대방이 얼마나 책을 보고 사색을 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얼마나 나에게 질문을 하는지를 보면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는지 알게 된다.
굳이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도 너와의 대화를 이어 나가고 싶다는 긍정적 태도를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질문이 전혀 없다면 빨리 대화의 자리를 파해야 한다.
어떤 질문을 하는지 보면 상대방의 지적 수준이 드러난다.
명석한 사람은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 평상시에 명철한 사고를 한다는, 그만큼 두뇌 회전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려준다.
어떤 이는 내실이 텅 비어있는 말을 한다.
말이 화려하고 많은데 그 내용은 별볼일 없고 몇 글자로 압축 가능한 것들이다.
나이가 많음에도 말을 조곤조곤 물 흐르듯이 하는 이는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생각이 정돈되어 있으며 평상 시 자기 관리를 잘 하기에 그 경지에 오른 것이다. 머리가 좋다고 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최근엔 말이 어눌하고 질문도 무딘데 일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반대는 많이 봤는데 이런 스타일은 처음 봐서 매우 흥미로웠다.
아나운서나 말을 정갈하게 하는 사람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정돈되고 개운해진다.
나도 그들을 본받아 혼자 있을 때 또박 또박 말하는 연습을 하곤 한다.
어떤 이는 상대방에게 말로 소소한 시비를 걸어 장난을 치는 사람도 있다.
정도만 잘 지키고 상대방이 잘 받아준다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대화다.
아주 드물게, 말을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어서 빠져드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그 사람 자체의 기운이 긍정적이고 좋은 것 같다. 재치도 있으면서 적당히 선을 지킬 줄 안다.
우리 장인어른이 그런 분 중 하나이다. 그런 장인을 만나 기쁘다.
이 깨달음을 반대로 적용하면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다른 이들이 나를 평가하는 가장 명확한 지표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는 말을 줄이고 있다.
ChatGPT 마냥 내용을 압축해서 줄이기도 하지만 입을 벌리는 횟수를 줄이려고 한다.
말수가 줄면서 내가 조금 더 인기있어진 것 같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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